
동치미 맛있게 담는법 — 시원하게, 깊게, 오래도록
겨울이면 유난히 생각나는 게 동치미예요. 맵지 않으면서도 시원한 국물 한 모금만 마셔도 속이 풀리는 느낌, 아시죠? 저도 여러 번 실패해가며 제 입맛에 맞게 담아본 경험을 쭉 정리해봤어요. 어렵지 않게 따라 하실 수 있어요.
1. 재료 준비가 절반 이상이다
동치미는 자극적인 양념이 거의 없어서 재료 상태가 맛을 결정해요.
제가 여러 번 담아보면서 느낀 건 특히 세 가지예요.


- 무는 꼭 단단하고 묵직한 가을무
속이 꽉 차 있어야 국물이 맑고 단맛이 자연스러워요. - 배는 너무 익지 않은 걸로
국물 단맛을 잡아주지만 너무 물렁하면 깔끔함이 떨어져요. - 생강과 마늘은 통으로만
다져 넣으면 맛이 탁해지고 발효가 빨라져서 쉽게 시어져요.
2. 무 손질이 맛을 크게 좌우한다
처음에는 무를 대충 썰어 넣었는데, 그렇게 하면 익는 속도가 달라져서 맛이 일정하지 않더라구요.


- 껍질은 두껍지 않게 벗겨주세요. (껍질 맛이 은근 영향을 줘요.)
- 가능하면 동치미용 크기로 큼직하게 통으로 넣거나,
두툼하게 절반·1/4 크기로 넣는 게 좋아요.
3. 절임 과정: 너무 오래 절이지 않는다
많이 절여야 덜 상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과하게 절이면 무 맛이 빠지고 물러져요.


- 굵은 소금으로 1시간~1시간 30분 정도만 살짝 절이기
- 절인 뒤 씻지 말고, 표면의 소금기만 털어내세요.
(씻으면 국물이 심심해지더라구요.)
4. 국물 베이스 만들기 – 깔끔한 맛의 핵심
저도 국물 맛 때문에 여러 번 레시피를 바꿨는데, 결국 가장 깔끔한 조합은 이거였어요.


- 물 3~3.5L
- 굵은 소금 2.5~3큰술
- 설탕 1~1.5큰술 (단맛은 배로도 나기 때문에 과하지 않게)
- 배 1개(껍질 제거하고 반만 넣어요)
- 생강 3~4쪽, 마늘 6~7알
여기서 중요한 건 설탕과 소금 비율.
동치미는 ‘단짠’ 맛이 아니라 단정하게 맑은 맛이 목표예요.
간을 봤을 때 “어? 좀 싱거운가?” 싶은 정도가 딱 맞아요.
발효되면서 맛이 훨씬 깊어지거든요.
5. 발효는 ‘온도’가 좌우한다
제가 실패했을 때는 대부분 발효 온도 때문이었어요.


- 실온에서 1~2일 정도만 두고
무에서 기포가 살짝 올라오고 국물 맛이 부드러워지면, - 바로 냉장 보관하세요.
이 시점 놓치면 시큼해지고, 동치미 특유의 맑은 맛이 사라져요.
겨울엔 실온 보관 기간이 조금 더 길어질 수 있어요.
국물 맛을 한 번 떠먹어보면 발효가 어느 정도인지 금방 감이 오실 거예요.
6. 보관 꿀팁 – 국물을 더 맑게 유지하는 법


- 배는 냉장 보관하기 전에 꼭 건져내세요.
오래 두면 국물이 탁해져요. - 무가 다 잠기도록 국물을 채우고,
뚜껑은 꽉 닫지 말고 살짝 열어두고 보관하면 발효가 안정돼요.
7. 맛이 정점에 오르는 시기
저는 보통 냉장 보관 후 5~7일째 먹는 맛이 가장 좋았어요.
무도 아삭하고 국물은 깊고 시원하고, 보쌈·전골 뭐든 곁들이면 딱입니다.


핵심 포인트 정리


✔ 무와 배 상태가 맛을 결정한다
✔ 절이는 시간은 짧게
✔ 국물은 단정하고 맑은 간
✔ 실온 발효는 하루~이틀만
✔ 냉장 보관 후 배는 빼기
✔ 5~7일 숙성 시기가 최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