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
상단겨울이 되면 자연스레 생각나는 맛이 있어요. 차갑지만 어쩐지 더 깊어진 풍미 때문에, 그 계절에만 살아나는 음식들이 있잖아요. 과메기도 그중 하나죠. 막 손에 들었을 때의 기름진 결, 살짝 말린 향, 그 특유의 고소함이 겨울 바람과 너무 잘 어울려요. 그런데 생각보다 금방 비릿해지거나, 보관을 잘못해서 맛이 흐트러지는 일이 흔해요. 그래서 이번에는 과메기 보관법을 조금 더 사람 말하듯 풀어보려 해요. 조금만 신경 쓰면 제철 음식의 진짜 매력을 오래 느낄 수 있으니까요.



1) 냉장 보관 — 하루나 이틀 안에 먹을 때 가장 편한 방법
과메기는 기본적으로 수분이 꽤 제거된 ‘반건조 식품’에 가까워요. 그래도 공기와 온도 변화에 민감해서, 냉장 보관은 짧아요.
식품용 밀폐 용기에 키친타월을 한 겹 깔고 과메기를 차곡차곡 올린 뒤, 다시 키친타월로 덮어주면 좋아요.
이렇게 하면 표면에 남은 기름이 과하게 스며들지 않고, 수분도 적당히 잡아줘요. 냉장 보관은 1~2일이 적당하고, 이 이상 넘어가면 풍미가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요. 그 미묘한 변화가 의외로 음식 맛 전체를 바꿉니다.
2) 냉동 보관 — 길게 보관하고 싶을 때 가장 안정적
사실 많은 분들이 과메기 냉동을 망설여요. ‘얼리면 질감이 바뀌는 거 아닌가?’ 하는 걱정 때문에요. 그런데 제철 상태가 아주 좋을 때, 즉 신선한 날 바로 소분해서 냉동하면 맛의 손실이 거의 없어요.
비닐팩보다 지퍼백 + 랩 이중 포장이 훨씬 안정적이에요. 냉동 특유의 냄새가 스며드는 걸 막아주거든요.
작게 1~2인분씩 분리해서 넣어두면 해동도 편해요. 냉동은 최대 3주 정도까지 괜찮아요. 그 이상은 풍미가 줄지만, 먹는 데 문제는 없어요.
해동은 실온 자연 해동을 추천해요. 전자레인지 해동은 수분이 한쪽으로 몰리며 질감이 단단하게 변할 수 있거든요.
3) 기름 코팅 — 비린내와 산패를 막아주는 오래된 방식
조금 옛스러운 방법이긴 한데, 맛을 아는 분들은 종종 이렇게 해요. 과메기 표면에 얇게 참기름을 발라서 보관하는 방식이에요.
이건 신기하게도 산패를 천천히 만들어줘요. 비린 향도 덜 올라오고, 냉장 보관 시 하루 정도 더 여유가 생겨요.
다만 너무 많이 바르면 원래의 담백한 향이 묻혀서, 정말 얇게—마치 코팅하듯이 한 번만 발라주세요.
개인적인 느낌으로는, 이렇게 보관한 과메기는 대파·마늘·초장과 함께 먹었을 때 향 조화가 조금 더 부드러워요. 아주 작은 차이지만요.
4)먹기 전 체크포인트
비린내가 평소보다 강하거나, 색이 지나치게 칙칙해졌다면 먹지 않는 게 좋아요. 과메기는 원래 고소하고 담백한 향이 살아 있어야 하거든요.
또, 살이 축 늘어지거나 끈적임이 커졌다면 이미 많이 변한 상태예요. 겨울철 별미라 더 맛있게 먹고 싶은 마음일 텐데, 이런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좋아요.


겨울 음식은 어쩐지 먹는 사람 마음까지 조용하게 만드는 면이 있잖아요. 과메기도 그런 음식이고요. 제대로 보관만 해도, 처음 사 왔던 그 고소함이 며칠씩 살아남아요. 겨울이 짧아서 아쉽다 느껴질 때쯤, 냉동해둔 과메기를 꺼내 작은 상 하나 차려두면 괜히 기분이 따뜻해지는 날도 있더라고요. 맛있게 드시길 바라요.